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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AI 검역실 25시…“국민 안전 위해 밤을 세서라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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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 기획조정과 | 작성자 | kimls | 2788 | 08/05/16 |
2008.5. 16. 쿠키뉴스
[쿠키 사회]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인체감염을 우려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와요. 하지만 아직까지 인체감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익혀 먹으면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안심해도 됩니다." 15일 오후 5시쯤 경기도 안양시 안양6동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관리센터 내 바이러스진단 연구실. 흰색 가운을 입은 연구원 서너 명이 실험테이블 주위를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이경기(40) 수의연구사는 이틀 전 검역원에 접수된 죽은 닭에서 RNA 샘플을 뽑아 RNA 증폭실험기에 넣었다. 몇 분 후 샘플을 꺼내, 사진영상을 판독한 이 연구사의 입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휴, 다행이네, 이것도 음성반응이야." 이 연구사는 몇 번씩 눈을 깜빡이더니 부릅떴다. 요즘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이다. 지난달 전북 김제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이 연구사는 집이 검역원 근처지만 퇴근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검사할 시료는 밀려오고, 빨리 고병원성 여부를 가려내야 다음 AI 방역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탓이다. 이 연구사뿐 아니다. 검역원 직원들 대부분이 집에 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연구실의 엄재구(35) 연구원은 아내의 출산이 오늘, 내일 하지만 격일로 집에 간다고 했다. 또 3주 전 한 직원은 연일 계속되는 업무로 샤워를 하다 쓰러졌었다. 그는 턱을 여덟 바늘이나 꿰맸다. ◇검역원은 어떤 곳인가=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AI 발생 이후 매일 같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종합상황실을 꾸려 전국의 AI 방역활동을 지휘하고, 역학조사와 정밀진단을 하느라 각 사무실이 40여일째 불야성이다. 1998년 설립된 검역원은 수출입되는 동물 및 축산물의 검역과 검사를 비롯해 가축 및 국내외 축산식품의 위생관리와 검사를 맡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검역기관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광우병 등 모든 동물 질병의 진단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질병진단센터도 이곳에 있다. 전체 근무인원은 현재 585명. 생물, 수의학 등 분야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이 대부분이다. ◇AI 고병원성 확진은 우리 손에=검역원 내에서 고병원성 AI 확진을 결정하는 곳은 질병진단센터 내 바이러스진단 연구실이다. 박최규 수의연구관, 이경기·김성희·엄재구 수의연구사 등 6명이 유전자 검사를 담당한다. 이들은 닭, 오리 등의 검체 중 바이러스가 가장 많은 장기에서 검사시료를 외부와 차단된 차폐실험실에서 예비처리한다. 이어 간이진단키트로 검사를 해 AI 바이러스 A형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동시에 유전자 증폭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고병원성을 확진한다. 이곳의 진단결과에 따라 살처분의 범위가 결정되고 인체감염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다른 연구실보다 더 집중력이 요구된다. 또 신속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AI가 발생하면 연구원들은 숙식을 거의 검역원 내에서 해결한다. 실험장비로 빼곡한 실험실의 한편에는 간이침대가 접혀 있었다. 흰색 칠판에 적힌 실험일정은 새벽까지 이어져 있었다. AI가 발생하면 현지 조사시간과 수송시간 때문에 대부분의 시료가 밤중에 들어온다. 이 연구사는 "아내도 검역원에서 일하다 보니 5세, 6세된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밤을 새우더라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통 불나는 상황실=검역원에서 가장 분주한 AI 상황실. 각종 대책회의와 전화보고로 하루종일 북적이는 곳이다. 이날 오후 6시20분 상황실에서 근무 중인 8명은 책상을 마주보고 전국 AI 발생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전화벨은 수없이 울려댔다. 양손에 전화기를 들고, AI 발생지역에 중앙 방역기술팀 파견을 지시하는가 하면, 또 다른 전화기로는 역학조사반의 결과에 대해 보고를 들었다. AI 발생 이후 상황실 근무를 자원한 남동현 수의사는 "계란을 먹어도 괜찮냐고요? AI에 걸린 닭은 계란을 못 낳아요. 걱정하지 마시고요"라며 일반인의 문의전화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김동욱(48) 상황실장은 "하루에 수십 여통의 AI 인체감염을 걱정하는 전화가 온다"면서 "한번은 인근 어린이집에서 키우던 새가 죽었다며 택시 타고 달려온 선생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시민들의 걱정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조치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상황실 벽면에 붙은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차트, 상황판, 전국 AI 발생지역과 위험지역이 적힌 지도가 눈길을 끌었다. 그 사이 김 실장 책상 위에 놓인 '영양제'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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